이 책은 러브레터 101통을 묶어 놓은 책이다. 저자는 실제로 마지막 사랑을 얻기 위해 러브레터를 3년 반에 걸쳐 한 여인에게 써 보냈다.
독자는 저자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귀신처럼 알아낸다고 했던가? 그 말이 진실이라면 이 책의 저자와 독자는 통할 것이다.
사랑을 얻기 위해 쓴 절박한 글이기에 편지 한통 한통의 완성도는 낮지 않다. 그래서였을까? 혹자는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백 권의 책이라고 평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속도는 조금 느려야 한다. 백일 동안 읽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한통 한통에 독립적 주제가 있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그 주제는 직선이 아니다. 물의 흐름을 닮은 선이다.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흘러간 이 글은 생물처럼 스스로 살아 나아갔다. 백 권의 책이며 한 권의 책이다.
글을 읽을 때 글을 쓰면서 읽으라는 말은 말장난으로 치부될 수 없다. 경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백 권의 책이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이기도 하다는 말 또한 경계성과 통한다. ‘러브레터가 깊어질수록 깨달음은 깊어져갔고, 그에 따라 러브레터는 더 이상 러브레터가 아니게 되었다’는 말도 경계성과 맞닿아 있다.
‘101통의 러브레터’는 여인을 향한 러브레터이기도 하지만 깨달음을 향한 러브레터이기도 하다.
김도안金跳晏
김도안은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10년간 가르쳤다. 시간의 학문인 역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그는 73개국을 답사하면서 세계 지리의 대강을 습득한다. 『세계사 시간여행』이라는 제목의 역사개설서와 『폭력기행』이라는 제목의 여행에세이는 그 세계여행의 산물이다. 『폭력기행』의 모티브는 브라질에서 당한 권총 강도였다.
김도안은 대학교에서 역사철학도 가르쳤다. 그의 책 『남자의 인생전략 55』는 자기계발서였지만 다분히 철학적이었다. 이 책은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그의 다른 책 『그는 왜 공기를 팔았는가?』 역시 철학적인 자기계발서였다. 그는 1999년의 마지막 날 지난 천년의 공기를 파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도안은 대학생들에게 글쓰기도 가르쳤다. 그의 책 『세상에서 가장 쉬운 글쓰기』에는 대학생들을 글쓰기의 세계로 이끈 실제적 경험이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김도안은 10년 이상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꾀했다. 그가 서비스 현장에서 경험한 바를 쓴 책인 『서비스에 미쳐라』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기업체 강연 요청이 들어왔고, 당연히 그는 기업체 강연을 하였다.
김도안은 자기가 경험하여 깨달은 것만을 책으로 남겨왔다. 그는 아직도 글은 유언장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인 유언장’을 쓰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